백준 골드 5를 찍고 알고리즘 문제 풀이를 놓았었다.
이만하면 됐겠지 하는 심정이 대부분이었지만, 변명을 조금만 더 보태면 한창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0개월이 흘렀다.
정신을 차리게 된 것은 어느 차디찬 겨울날이었다.
당시의 나는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였고, 프로젝트 동안 고이 접어 두었던 파이썬을 다시금 활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쉽디 쉬운 반복문 하나를 짜는 것에도 에러를 일으킬 만큼 실력이 떨어지게 된 것이 아닌가.
프로젝트 기간에 자바스크립트와 리액트로 스파게티를 만드는 것으로 일류 주방장의 경지까지 오른 나에겐 굉장히 충격이었다.
그때부터였을까?
인스타를 보아도, 유튜브를 보아도 나의 추천 게시물, 추천 영상 알고리즘은 뱀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아아, 그렇게 나는 올곧게 파이썬으로 알고리즘을 풀라는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
그래. 그 뱀들은 반듯하고 올곧은 뱀이었으니까.
하지만 으레 샤워가 그렇듯, 막상 하면 즐겁게 하는데 시작하기까지가 어려운 것 아닌가.
나에게 알고리즘은 샤워 같은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다시 시작하는데 3개월 정도가 걸렸고, 지금도 몸의 이곳저곳이 가렵다.
오랜만에 시작한 알고리즘은 매우 재미있었다.
1일 1솔을 목표로 시작하였지만, 워밍업이랍시고 쉬운 문제만 풀어서 그런지 피로감과 더불어 만족감 또한 적었기에 다음 문제를 고르는 나의 손을 참지 못 했고 결국 그 자리에서 5문제나 풀어 버렸다.
그때의 나는 미쳐있었다.
나의 의식은 좋아했던 레이튼 교수 시리즈를 플레이하던 시절로 회귀해 있었다.
다음 문제를 클릭할 때마다 눈 앞에 빨간 느낌표가 아른거렸다.
문제를 읽을 때는 뇌에서 BGM이 재생됐다.
"딴딴... 딴딴... 딴... 딴..."
파이참의 실행 버튼을 클릭하면서도...
"루크, 이 문제를 풀어보겠니?"
백준에 코드를 제출하면서도...
"영국 소년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오늘은 이만하고 좀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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